김은지 경상대학교 의과대학 4학년
태국 출라롱콘 대학의 재활의학과에 지원하게 된 동기는 일본이나 미국,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생활비로 높은 수준의 의료 시스템을 참관 하고자 함이었으며, 아직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재활의학과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실습을 통해 글로벌 마인드와 해외 의료진과의 의사소통 기술의 향상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4주간의 실습을 스스로 평가해 보자면 저의 이러한 목표는 모두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첫 째로, 4주라는 긴 시간동안 재활의학과를 실습하며 학문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재활의학과는 의사 혼자 주도적으로 치료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심리치료사와 긴밀하게 의사소통을 하며 이를 통해 치료를 극대화하는 team approach 지향적 학과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재활의 목적은 환자의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질병 이전의 상태로 회복시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기능적 측면의 회복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기능적인 접근이 이루어진다는 점도 알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단순히 신체적인 기능 회복뿐만 아니라, 환자의 재정적인 상황부터 환자의 정신상태, 가족들의 적극적 지지 유도까지 다양한 부분에 포괄적으로 관여하여 포괄적인 치료를 한다는 특징도 알게 되었습니다. 본교에서는 1주일간 재활의학과 실습이 예정 되어 있는데 이로는 온전히 체감 하지 못할 경험을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4주간의 실습을 통해서 재활의학과만이 가지는 특징을 체득 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해외 의료진과의 의사소통 기술을 체득 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4주간 태국 실습을 돌면서 기대 했던 것 보다 훨씬 높은 태국 의료인들의 영어 실력에 놀랐습니다.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큰 어려움 없이 영어를 구사하셨고, 거의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해주셨습니다. 태국 학생들 역시 대부분이 유창한 영어실력을 구사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습 참관 기간 동안 학업적인 면에서부터 태국 생활의 전반적인 부분에 까지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영어 수업을 잘 이해하며 따라가는 저의 언어실력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얻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 원하는 이야기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 할 때에는 영어 공부의 필요성도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국제적인 의료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영어가 필수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절실하게 체감 하였던 시간이었습니다. 4학년에 접어 들면서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 한 뒤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그 선택지에 외국이라는 또 다른 옵션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국시까지 남은 1년 동안, 어영부영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 않고 의료적 지식과 국제적 마인드, 영어 능력을 겸비한 능력 있는 의료인이 되기 위해 자기에 대한 투자를 끊임없이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제 꿈을 전 세계로 펼쳐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던 매우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세 번째로는 태국의 문화를 체험하며 태국을 더 깊게 알 수 있었으며, 태국의 의료진들과 소통을 통해서 서로 다른 의료 시스템이 존재한 다는 점도 이해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태국 의예과 학생들과 태국 전통 축제에 간 것입니다. 올해 처음 열린 이 축제는 태국 전통 의상과 전통 음식, 공연 등을 경험 해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또한 태국의 전통 가옥을 재현해 놓았는가 하면, 도시에서는 잘 볼 수 없는 베 짜는 기구 등을 체험 해 보고 각종 기념품도 구매 할 수 있는 축제였습니다. 태국의 버스는 외국인들이 쉽게 도전 해 볼 수 없는 현지 교통 중 하나였는데, 이 날 태국 친구들 도움으로 처음으로 버스를 타고 축제에 가보기도 하였습니다. 축제를 통해서 태국 전통에 대해서 더 깊게 이해하는 한편, 태국 의료인들과의 소통을 통해 태국 의료시스템과 한국 의료시스템의 차이점도 알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태국은 의대 학비가 전액 국가에서 지원 되는 대신, 의대를 졸업하면 지역사회에서 3년간 일반의로써 무보수로 일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병원으로 돌아와 3년간 레지던트 과정을 수료 한 뒤 전공의가 됩니다. 이는 도시인 방콕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의료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 된 시스템이며, 현재 대한민국의 의료양극화를 해소 하는 데 참고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태국에서 한 달 동안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경상대학교 교수님들과 KAMC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이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의료인이 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