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4 장지욱
PSHMC의 전경, 메인 병원 외 넓은 부지에 정형외과 외래동 및 각종 시설이 퍼져있다.
먼저 실습보고서를 작성하기에 앞서 이런 기회를 주신 KAMC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Pensylvania의 Hershey라는 도시에 있는 Penn State Hershey Medical Center(PSHMC,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병원)에서 실습을 수행했습니다. 이곳의 여러 전공 중에서 정형외과에서 실습을 마쳤으며 분야는 Shoulder and Elbow였습니다. 처음 미국에 가기 전 정형외과에 관심이 있었기에 수많은 미국 내 의료기관의 정형외과 교수님들께 연락을 드렸었고 번번이 거절을 당해오던 찰나 모교 출신의 교수님께서 큰 기회를 주셔서 좋은 경험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1. PSHMC의 출입증. 수술방의 스크럽 및 모든 병원의 출입문은 이 신분증이 있어야 접근 가능하다.
2. Conference가 끝나고 교수님의 lecture 시간에 실습을 하는 모습.
이곳에서의 스케쥴은 크게 수술, 외래, 오전 conference가 큰 틀이었습니다. 첫날 오전 conference는 모든 연차의 레지던트와 교수님들이 모여 간밤에 있었던 응급환자와 그에 따른 수술에 대해 얘기하고 토론을 하는 자리였습니다. 보고는 당직을 섰던 레지던트가 하게 되고 질의응답이 이어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약간 어색하게 느껴졌던 모습은 전공의들이 자신의 의견을 확실하게 피력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 환자의 상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진단에 대해 반론하면 그에 맞서 레지던트가 자신의 지식 내에서 주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서로가 그런 토론에 있어서 얼굴을 붉히거나 하지 않고 당연한 문화처럼 받아들이며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는 모습이 본받을 만 했습니다.
오전 회의가 끝나면 일주일에 한번은 해당 세부전공 교수님께서 강의를 해주시는데 모든 레지던트가 참여해야 했습니다. 저 또한 함께 참여하여 강의를 듣고 그 후 관련된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실제 뼈 모형을 이용하여 강의에서 배운 골절의 양상 및 수술법을 시술해보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 실습에서 5년차(미국 정형외과 전문의는 5년 과정이며 인턴은 없지만, 1년차는 우리나라와 같은 인턴의 업무를 수행하므로 사실상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와 같다.)가 주로 질문을 받아주고 실습을 이끌어 나갔습니다. 또한 강의를 해주신 교수님께서 직접 시범을 보이며 가르쳐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강의의 특징은 끝날 때 까지는 누구도 일하러 갈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보통 강의는 8시부터 시작되었는데, 11시쯤 끝나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그제서야 수술방 및 외래로 일을 하러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교육의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한 의국의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Shoulder replacement를 하는 장면. 교수님께 수술을 배우고 있는 레지던트와 PA 및 간호사.
오전 회의가 끝나고 수술방에 들어가면 Shoulder 또는 Elbow의 수술을 볼 수 있었습니다. 주로 어깨의 문제로 수술을 받는 환자들이 많았으며 어깨치환술(인공관절), Rotator cuff repair가 대다수를 차지했습니다. 보통 정형외과의 한 파트에서 수련을 받는 전공의는 2명이었으며 제가 옵저버를 하는 당시에는 3년차와 4년차 각각 한명씩이었습니다. 어깨파트에 교수님이 두 분이었으므로 6주의 스케쥴을 소화하면서 일주일씩 교수님을 번갈아가며 일하는 시스템 이었습니다. 이곳에서의 전공의 교육은 주로 수술방에서 이루어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수술의 방법을 가르쳐주고 직접 해보게 이끌어주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그 외에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전문간호사가 담당하는 구조였으며 수술의 전 과정을 이해하고 있었고 또한 외래에서도 교수님 대신 환자를 예진하여 수술이 필요한 환자와 아닌 환자를 분류하는 역할을 보았습니다.
1. 외래진료를 위한 EMR를 볼 수 있는 대기실. 미리 환자를 파악하고 환자방에 들어간다.
2. Hershey에 있는 Arthrex사의 shoulder replacement 모의수술이 이뤄진 장소.
수술이 없는 날에는 외래진료를 참관하였습니다. 미국의 외래는 우리나라와는 꽤 다른 시스템을 갖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환자가 외래진료실을 방문하고 나가는 방식이라면, 이곳은 여러 개의 방이 있고 그곳에 환자가 들어가 대기하고 있으면 의사가 각 방을 찾아가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15분 진료 후 5분간의 사이시간이 존재해 한 환자 당 총 20분을 기준으로 스케쥴이 짜여져 있었으며 오전, 오후를 합쳐 약 20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수술방과 마찬가지로 이곳에서 또한 환자의 진료에 레지던트가 직접 참여하며 예진을 도맡아 하였고 예진 후 환자의 상태를 교수님께 리뷰한 뒤 교수님과 다시 환자를 진료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환자들은 굉장히 협조적이었으며 참관하고 있는 저도 환자들과 악수를 할 때가 많았습니다. 가끔은 환자들이 먼저 제게 신체진찰의 기회를 갖게끔 배려하기도 했습니다. 긴 진료시간의 장점으로는 환자와 라뽀를 쌓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으며 영상소견부터 시작해 환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는 여력이 된다는 것이 있었습니다.
PSHMC의 shoulder replacement는 일반적으로 Zimmer라는 회사의 제품을 사용해서 이뤄졌습니다. Rotator cuff의 경우 관절내시경을 사용하여 repair하였는데, 이 회사는 Arthrex라는 이름이었습니다. Zimmer의 replacement kit은 많이 사용되나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Arthrex의 kit은 조금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어 환자들의 비용측면에서 좋을 것이란 교수님의 생각에 의해 회사의 도움을 받아 연습해보게 되었습니다. 실제 환자의 어깨를 이용할 수는 없기 때문에 회사에서 제공하는 카데바 두 구에 replacement를 진행하였습니다. 의료기기회사는 의사의 요구에 협조적이며 또한 이전에 쓰던 장비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수용하는 자세가 되어있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또한 수술방에서는 자신의 회사 제품이 쓰이는 날이면 항상 찾아와 수술방의 circulator 역할을 도맡아하고 수술 후 교수님과의 의견을 나누고 피드백을 받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런 것들이 의료 및 기술의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달간의 짧은 실습이었지만, 평소에 관심있었던 정형외과의 세부분야에 대해 심도 있게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며 우리나라 의료와의 장점과 단점을 비교해볼 수 있었습니다. 미국이란 나라의 의료시스템이 무조건 우리보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무시할 수 없는 장점들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의료체계에 있어서 각 나라의 장점들을 수용하여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사회를 꿈꿔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