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기은 인하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4학년
저는 지난 2015년 2월 29일부터 4월 22일까지 약 8주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USC)의 Keck school of medicine에서 임상실습을 하였습니다. USC Keck medical school은 5개의 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며(LAC+USC Medical Center, Keck Hospital of USC, Children’s Hospital Los Angeles, USC Norris Comprehensive Cancer Center & Hospital, USC Verdugo Hills Hospital)그 중 LA 시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county hospital인 LAC+USC Medical center에서 실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병원은 미국의 의학 수련 병원중 공공병원으로는 매우 큰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주로는 LA 전역의 화상환자를 치료하는 외상센터를 지닌 공공의료기관입니다. 이곳 LAC+USC medical center에서 저는 하나의 임상 파트에 4주씩, 총 2개의 임상과 8주를 실습하였습니다.
첫 번째 실습과는 내과의 종양내과였습니다. USC는 Norris cancer center를 중심으로 암치료를 위한 각종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Norris cancer center의 교수(Attendings)들이 LAC+USC medical center의 진료를 함께 보고 있었습니다. 매주 전임의들의 진행중인 임상실험에 대한 프로토콜 미팅이 있었으며 실제 외래 참관을 통해서도 각종 임상실험에 환자들을 참여시키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도 활발한 다학제 진료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매주 열리는 Tumor board를 통해 각 분야의 전문의사들이 환자의 치료방향에 대한 논의를 나누는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Tumor board는 Breast, GI, GU, Head and neck 등의 여러 세부 분야로 나뉘었고 외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종양내과(Consult team), 해당 내과(Primary team), Chemotherapy Center, 병원 의료지원 사업팀 등이 함께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각종 컨퍼런스와 전공의, 전임의 교수 렉쳐에 참가하였으며 입원환자에 대해서는 학생주치의로서 환자를 스스로 진료하고 의뢰한 primary team에게 협진 노트를 작성 및 회진시 브리핑을 맡았습니다. 협진기록의 경우 담당 전공의, 전임의, 교수의 전자승인을 통해 최종적으로 전산상에 등록이 되었습니다. 이외에 외래참관과 교도소 수감자들을 위한 클리닉에도 함께 참가하였습니다. 이 실습을 통해 한국에서 보기 드문 질병들을 접할 수 있었으며, 또한 유전 상담자가 유전적 이상이 있는 환자들(Lynch syndrome 등)의 질병관리를 체계적으로 추적하는 유전 상담사에 대해 새로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면역항암치료에 대한 연구를 접할 수 있어 뜻 깊었습니다.
두 번째 실습과는 병리과였으며 병리과에서는 매일아침 컨퍼런스를 포함해 여러 세부 분과(surgical pathology, hematopathology, FNA+Cytology, Women's pathology, Neuropathology)의 Sign out(진단명 최종결정)에 참여하였으며 스스로 환자를 맡아 환자의 슬라이드를 판독하여 진단명을 내리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혈액내과와 함께 진행하는 leukemia conference에도 참여하였으며 혈액은행과 법의학 부검에도 참여하였습니다. 법의학 부검은 LA시와 USC가 함께 공동운영하는 곳으로 LA전역에서 일어나는 원인불명의 사망과 또는 법률적인 문제가 얽혀있는 사망의 경우 USC Coroner's office에서 부검이 의뢰되고 있었습니다. 병리과의 실습을 돌면서 관심있던 분야인 Women's pathology에서 태반과 탯줄의 병리로 유명한 Dr. Felix와 함께 환자 케이스에 대해 논의하며 배웠던 것이 매우 기억에 남습니다. 또한 그동안 배워온 조직의 병리 소견에 대해서 다른 의료진들(전공의, 전임의, 교수)과 함께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어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번 실습을 통하여 미국과 한국의 의료시스템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 잘 알게 되었으며, 두 나라 의료시스템의 좋은 점과 아쉬운 점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의사가 다른 의료진과 소통하며 환자를 진료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게 되었으며 그들의 환자를 대하는 태도 및 소통방식에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다시는 없을 소중한 경험과 배움을 얻게 도움을 준 본교 교수님들과 의대협회에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