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상1:미래에 의사가 된 나에게 현재 의대생인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2020년 의대생 신문과 함께하는 의대생 글쓰기 공모전 당선작

우수상1 :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예과 2학년 김지우 제목: 미래에 의사가 된 나에게 현재 의대생인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생명력이 넘치는 의사가 되고 싶다. 그리고 사랑의 힘을 잊지 않는 의사가 되고 싶다.

대한민국 교육열의 정점에 있는 곳이 바로 의대이다. 의대 입시를 위해 치열한 경쟁 끝에 모두 입학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러했다. 어릴 때는 나는 모든 것을 사랑의 힘으로 해냈다.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서 공부도 운동도 예체능도 모든 것을 열심히 했고 항상 행복했다. 하지만 커가면서 경쟁을 하게 되고 시기, 질투를 겪으면서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노력했다. 연막을 치기도 하고 나보다 잘난 친구를 질투하다 보니 그 과정이 고통스러웠다. 그렇게 얻어낸 결과는 행복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가고 싶은 의대를 위해서라면 이러한 고통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고통스럽게 노력하는 것이 맞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고통 끝에 간신히 의대에 입학했다. 의대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달라지고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여기서도 경쟁, 끝도 없는 경쟁이었다. 그러다가 어떤 한 친구를 알게 되었다. 사랑의 힘을 믿는 아주 귀엽고 사랑스러운 친구였다. 경쟁 속에 들어온 의대에 아직도 사랑의 힘을 믿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 사랑은 오직 어린 시절에만 존재하거나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만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 친구의 선한 영향력은 엄청난 힘을 가졌고, 나에게 강한 영향력을 미치게 되었다. 그 결과 내 인생은 온전히 뒤바뀌었다.

나도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줄 힘을 가지게 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나 하나만 잘나면 된다고. 다른 사람들은 중요하지 않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사랑, 희망, 꿈, 배려, 믿음, 열정 이러한 긍정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을 실천하고 싶고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경쟁하지 않아도, 누군가를 밟고 일어서지 않아도 된다. 조금 져도 괜찮다. 하지만 할거면 제대로 해야 한다.

나는 인복이 매우 좋은 사람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만난 사람들은 모두 나에게 가르침을 주는 스승이었다. 앞으로는 더욱 단단해져서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기중심을 가지며 사랑의 힘을 실천해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은 학생이고 동기들이 너무 착하기도 해서 힘든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물론 안 좋은 일을 겪기도 했고 많이 울기도 했고 아파하기도 했지만 다들 좋은 사람들이었다.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은 매우 힘들고 어렵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이 필요하다. 예과 시절 동안 겪은 일들은 나를 많이 흔들어 놓기도 했지만 그만큼 나를 많이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다.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서 넘어져도 일어서고 끝까지 버틸 것이다. 나쁜 유혹이 손을 뻗더라도 뿌리치고 좋은 의사로 남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나쁜 일을 저지르는 사람과 같아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은 남자(여자)가, 돈과 권력이 전부가 아니다. 다른 사람 무시하고 머리 아프게 심리전을 하는 사람들은 보면 왜 저렇게 사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모두 다 같은 사람이다. 우리가 의사가 되기 위한 이유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이고 생명을 가장 인생의 우선순위로 두어야 한다. 의사라면 의사답게 행동하는 것이 맞다. 모든 직업에는 직업관이 있고 그 직업에 맞는 윤리의식대로 사는 사람이 빛이 나는 사람이고 가치가 높은 사람이다. 남들 말에 휘둘리는 사람은 빛나지 않는다. 어느 정도 깊이 고뇌할 수 있는가가 인간의 위치를 결정한다.

사람은 본디 태어난 이유가 있다. 나는 의사가 되기로 결정한 이후 내 일에 사명감을 가지기로 했다. 어떤 전공을 선택하더라도 나는 내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명의가 되고 싶다. 임상을 하지 않고 기초의학 연구를 한다면 내 분야에서 이름을 남길 수 있는 연구를 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높은 목표를 세웠으니 그 과정 속에서 욕심이 생길 수 있고 나쁜 마음이 들어 부정을 저지르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 져도, 조금 느려도 괜찮다. 항상 정도를 걸어야 한다. 다른 사람을 이기고 싶은 욕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좋은 의사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다.

본가 근처에 어릴 때부터 자주 가던 내과가 있었다. 나이가 지긋하신 의사 선생님이셨는데 항상 인자하시고 “지우 왔니?” 하시며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시던 분이셨다. 차가운 청진기를 몸에 가져다 대는 대신, 주름살이 잡히고 아토피가 덮힌 약간 거칠지만 따뜻한 손을 배에 가져다 대시며 진찰을 하셨다. 처음에는 이렇게 진찰받는 게 처음이라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환자들을 만나면서 얻은 데이터를 종합해서 손으로 몸의 체온, 맥박, 호흡 등을 측정하고 진찰을 내리시는 것이었다. 엄청난 연륜이 싸여야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에 의대생이 된 지금 그 의사분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의사는 명예직이다. 의사가 되는 과정은 힘들고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기에 책임감이 막중하다. 그래서 돈과 지위가 같이 따라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본디 무엇이 옳은 일인지 잊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욕심이 생기더라도 아무리 달콤한 유혹이 속삭이더라도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미래에 의사가 된 내가 해 주고 싶은 말이다. “의사가 되기 위해 그동안 노력했으니 참 대견하다. 하지만 명의가 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어떤 유혹이 있더라도 흔들려서는 안 되고 생명을 가장 우선순위로 두어야 한다.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고,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본디 너의 인생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지 잊지 말아라. 너는 의사고 생명이 가장 소중한 것이다.”